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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아바이마을에는 아바이가 있다, 없다?


아바이마을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속초의 작은 어촌이다. 드라마<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유명해졌지만, 알고 보면 마을 본래에 얽힌 이야기도 많은 마을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속초시 청호동에 속하며 예로부터 ‘아바이마을’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어 온 곳. 과연 이 마을은 어떤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지, 아바이라는 명칭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진다. 고장의 역사와 삶의 흔적이 있는 속초 아바이마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자.

                    
                

청초호와 동해가 맞닿은 마을풍경

  • 아바이마을과 속초 조양동 일대를 이어주는 설악대교를 중심으로 청초호와 동해가 맞닿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속초 시내 풍경이 아름답다.

아바이마을은 앞뒤로 동해와 청초호를 마주하고 있다. 전에는 속초 시내 중심가인 동명동으로 건너가기 위해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갯배를 타야 했지만, 지금은 다리가 놓여 편리하게 오갈 수 있다. 이처럼 물과 맞닿은 탓에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했다. 옛날부터 고깃배를 띄워 고기를 잡고 아낙들은 잡아 온 고기를 말리고 손질하며 녹록지 않은 시간을 이겨내 온 것. 하지만 1990년대부터 관광지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 드라마<가을동화> 촬영지로 이른바, ‘대박’이 나면서 낚싯배 영업과 횟집 등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덕분에 앞서 말했듯 교통도 편리해졌는데, 옛 모습의 향수를 위해 여전히 갯배는 운영한다. 관광객의 대부분이 아바이마을을 찾으면 갯배를 이용해보고 돌아가곤 한다. 호수와 바다를 양옆으로 두고 천천히 오가는 갯배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볼거리. 사공이 따로 없는 것도 특징으로 서른 명 정도의 승객들이 한쪽에서 건너편으로 연결된 쇠줄과 고리를 잡아당기며 건너가는 방식이다.

 

실향민들의 이야기가 넘실대는 희망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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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은 실향민들을 주축으로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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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배 위에서 바라본 속초 시내 풍경의 모습이다

아바이마을이 있는 자리는 본래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피난민들이 정착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청호동이라는 명칭은 청초호에서 땄을 것으로 보인다. 피난민인 동시에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모인 까닭에 또 하나 아바이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는데, 북쪽인 함경도에서 ‘아버지’를 뜻하는 방언, ‘아바이’에서 온 것이다. 단지 북쪽에 있는 고향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강원 속초시에 자리 잡은 실향민들 사이에는 특히 나이 든 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아바이마을이 된 것이다. 입에 잘 붙고 정감 있는 마을 이름이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사연에는 가슴이 저릿해 온다. 처음에는 바닷가에 인접한 곳이라 제대로 된 집을 짓고 살기도 어려워 토굴처럼 생긴 가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잦은 해일로 집이 휩쓸려가곤 했다. 7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개발과 함께 주택을 지었고 정식으로 마을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지금도 여전히 아바이 마을은 함경도 출신의 실향민들이 꾸려가고 있는 곳으로, 당시 초기 정착한 실향민 1세들은 거의 없지만, 그 2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출산한 3세대들도 있다. 이곳에 남아있는 실향민들은 전쟁 당시 월남한 이들의 70퍼센트에 해당한다고 한다. 모두 같은 심정과 희망으로 묶여있기 때문인지 마을 공동체의 결집력과 생활력이 특히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바이마을에서 맛보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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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에서 아바이순대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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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에는 오징어 몸통에 속을 채운 오징어순대가 있다.

아바이마을은 촬영명소로 잘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곳의 토속음식도 맛좋기로 유명하다. 오징어에 속을 채워 만든 오징어순대, 마찬가지로 명태를 이용한 명태순대, 함경도식 아바이순대, 이북식으로 만든 가자미 회냉면, 명태, 가자미, 도루묵 등을 사용한 이북식 젓갈인 식해, 오징어 젓갈이 시원한 바다의 맛을 가지고 있다. 실향민들이 북쪽에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이어가는 음식인 만큼 속초에서는 이색적인 맛이며 그들이 살아온 세월을 대변하고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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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에는 정말 ‘아바이’가 있었군요! 이제 속초에서 청호동을 여행할 땐 그 마을의 역사와 의미를 생각하며 더욱 뜻깊게 둘러볼 수 있겠어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8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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